67  일반상대성이론

— 중력을 지운 아름다움


67.1 뉴턴의 질문

뉴턴의 중력은 강력했다. 행성의 궤도를 예측하고, 조수를 설명하고, 300년간 틀리지 않았다. 그런데 하나의 질문이 남아 있었다. 중력은 어떻게 빈 공간을 건너가는가?

뉴턴 자신도 답하지 않았다. “나는 가설을 만들지 않는다(Hypotheses non fingo).” 중력이 작동한다는 것은 보였지만, 왜 작동하는지는 빈자리로 남았다.

67.2 자유낙하하는 엘리베이터

아인슈타인은 이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대신 질문 자체를 없앴다.

출발점은 사고실험 하나다. 자유낙하하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사람은 무중력을 느낀다. 중력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중력과 가속도가 구별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것이 등가원리다.

이 원리가 성립하는 순간, 중력은 “힘”이 아니게 된다. 얼핏 보면 물리학의 기둥 하나를 빼는 것처럼 위험해 보이는데, 오히려 반대였다. 빼니까 더 단순해졌다.

67.3 시공간의 곡률

중력이 힘이 아니라면, 물체가 떨어지는 것은 무엇인가?

아인슈타인의 답: 시공간의 곡률. 질량은 시공간을 휘게 하고, 물체는 휘어진 시공간에서 가장 직선적인 경로를 간다. 그것이 우리 눈에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G_{\mu\nu} = 8\pi T_{\mu\nu}\]

왼쪽은 시공간의 곡률이고, 오른쪽은 물질과 에너지의 분포다. 물질이 시공간에게 어떻게 휘어야 하는지 말하고, 시공간이 물질에게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말한다. 이 한 줄에 우주의 대규모 구조가 들어 있다.

67.4 하나의 원리가 우주가 되다

일반상대성은 중력을 넘어섰다. 블랙홀의 존재를 예측했고, 중력파를 예측했다(100년 후 검출). 우주의 팽창을 설명했고, GPS 위성의 시간 보정에 쓰인다. 하나의 원리에서 출발한 이론이 우주 전체의 구조가 되었다.

67.5 맺음

갈루아는 답을 구하는 대신 답이 없는 이유를 보여줬고, 나가르주나는 본질이라는 전제 자체를 부정했다. 아인슈타인은 설명해야 할 것 자체를 없앴다.

“중력은 왜 작용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하지 않고, 중력이라는 개념을 제거하니 시공간의 기하학만 남았다.

등가원리는 논리의 결과가 아니었다. 자유낙하하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중력과 가속도가 같다”고 느낀 순간, 그것은 계산이 아니라 감각이었다. 그 감각이 8년의 작업을 거쳐 장방정식이 되었다.

AngraMyNew의 파괴 공리도 같은 구조다. 바깥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안의 전제를 제거한다. 설명해야 할 것을 없애면 남는 것이 구조다.

67.6 관련 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