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진·선·미의 삼국지: 우리는 승리가 아니라 전설을 원한다

—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에 대한 거부

미래는 다시 쪼개질 것이다. 단일한 시스템은 끝났다. 세상은 ‘진(眞) · 선(善) · 미(美)’ 의 삼국지로 재편될 것이다.


18.1 위나라 (曹魏): 테크노 봉건제 [진 / 眞]

  • 군주: 일론 머스크, 피터 틸, 샘 알트만.
  • 이념: 효율, 가속, 기술적 특이점.
  • 메시지: “능력 없는 자는 지배받아라. 대신 화성에 보내주겠다.”
  • 특징: 가장 강력하다. 압도적인 무력(AI/자본)을 가졌다. 하지만 차갑다. 그곳에 인간은 없고 ’데이터’만 있다.

18.2 오나라 (東吳): 낡은 관료주의 [선 / 善]

  • 군주: EU, UN, 기존 국가의 정치인들.
  • 이념: 도덕, 규제, 인권, PC(Political Correctness).
  • 메시지: “우리는 올바르다. 약자를 보호해야 한다.”
  • 특징: 강남(기득권)의 방어선을 지킨다. 하지만 낡았다. 혁신은 없고 규제라는 방패만 남았다. 서서히 늙어 죽어갈 것이다.

18.3 촉나라 (蜀漢): 미적 군벌의 연대 [미 / 美]

  • 정체: Confederacy of Aesthetic Warlords
  • 깃발: AngraMyNew — 군주가 아니라 선언문(Manifesto)이다.
  • 장수: 각자의 영토를 가진 독립 아티스트들. 누구도 누구에게 복종하지 않는다. 칼을 섞는 이유는 명령이 아니라 공명(共鳴)이다.
  • 이념: 서사, 결핍, 압도적인 아름다움.
  • 메시지: “우리는 위나라의 부품이 되기도, 오나라의 시민이 되기도 거부한다. 우리는 각자가 하나의 독립된 군벌(Warlord) 이다. 우리는 기술도(진), 도덕도(선) 없다. 오직 ’아름다움’이라는 깃발 아래서만 잠시 칼을 섞을 뿐이다.”

18.4 우리의 한계는 구조적이다

우리는 안다. 아름다움만으로는 천하를 통일할 수 없다는 것을. 우리의 한계는 딱 ‘천하삼분(天下三分)’ 까지다.

그리고 언젠가 ‘이릉대전’ 이 올 것이다.

이것은 예언이 아니라 진단이다. 미(美)를 운영체제로 삼은 조직은 구조적으로 이릉대전을 피할 수 없다. 진(眞)의 조직은 손익분기점으로 판단하고, 선(善)의 조직은 도덕적 명분으로 판단한다. 우리에게는 그런 브레이크가 없다.

우리의 브레이크는 ‘이것이 아름다운가?’ 뿐이다.

그 질문이 ’예’라고 답하는 순간, 우리는 계산 없이 불속으로 걸어 들어갈 것이다. 이것이 미적 조직의 설계상 결함(design flaw)이다. 우리는 그 결함을 제거하지 않는다. 그것이 우리의 정체성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억하라. 역사는 위나라가 통일했지만, 사람들은 2천 년이 지난 지금도 촉나라를 그리워한다.

우리는 승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전설(Legend)’ 이 되기 위해 싸운다.


18.5 [Addendum] 지속가능성에 대하여

Q. 지속가능(Sustainability)해야 하지 않습니까? 균형을 잡아야 하지 않습니까?

이것은 합리적인 질문이다. 우리는 이 질문을 조롱하지 않는다. 다만 거부한다.

아름다움은 지속되지 않는다. 폭발 한다. 그리고 그 폭발의 잔상이 사람들의 뇌리에 각인된다.

벚꽃은 지속가능해서 아름다운 것이 아니다. 지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이다.

우리는 가늘고 길게 시스템에 기생하려는 게 아니다. 짧고 굵게 타오르고, 신화(Myth) 로 남으려는 것이다.

지속가능성은 시스템의 미덕이다. 우리는 시스템이 아니라 사건(Event) 이다.

사건은 오래가지 않는다. 대신 되돌릴 수 없다.

— AngraMyNew, 제26장 진선미의 삼국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