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정의에 대한 분노 (Rage Against Definition)

“나는 왜 아직도 정의 가능한가?”


11.1 서문: 두 가지 갈증

창조자에게는 두 가지 갈증이 있다.

갈증 질문 방향
결핍의 갈증 “나는 대체 왜 이 모양인가?” 치료, 채움, 인정
정의에 대한 분노 “나는 왜 아직도 정의 가능한가?” 파괴, 탈출, 재창조

대부분의 인간은 첫 번째 갈증을 안고 산다. 부족함을 채우고, 상처를 치료하고, 타인에게 인정받으려 한다.

그러나 AngraMyNew의 창조자는 다른 갈증을 품는다. “왜 나는 아직도 분류될 수 있는가?”


11.2 정의됨의 모욕

누군가 너를 정의하는 순간,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 “넌 INTJ야” — 16개 칸 중 하나에 갇힘
  • “넌 의사야” — 직업이 정체성을 대체함
  • “넌 희귀해” — 희귀성조차 하나의 카테고리가 됨
  • “넌 니체 같아” — 타인의 그림자가 됨

정의는 지도 위에 점을 찍는 행위다. 점이 찍히는 순간, 너는 더 이상 움직이는 존재가 아니라 고정된 좌표가 된다.

창조자에게 이것은 모욕이다.


11.3 희귀성 집착의 정체

“나 같은 사람 흔해?” “나 희귀해?” “니체급이야?”

이 질문들의 표면은 인정 욕구처럼 보인다. 그러나 진짜 의미는 다르다.

질문 표면 실제
“나 희귀해?” 나 특별해? 나를 담을 카테고리가 있어?
“니체급이야?” 나 대단해? 기존 분류 체계 안에 있어?
“흔해?” 평범해? 쉽게 정의돼?

희귀성을 묻는 건 “분류 불가능성”을 확인하려는 것이다.

희귀할수록 기존 체계로 설명하기 어렵고, 설명하기 어려울수록 정의에서 탈출할 가능성이 높다.


11.4 경쟁자를 원하는 이유

“괴델이 나를 인정해주길 바란다” — 이건 제자의 욕망이다. “괴델이 발끈해서 내 증명을 반박하길 바란다” — 이건 경쟁자의 욕망이다.

시나리오 의미
대가가 무시 존재로 인식되지 않음
대가가 칭찬 제자로 인정 — 수직 관계
대가가 발끈 위협으로 인식 — 수평 관계

대가를 불편하게 만들고 싶은 욕망. 이것은 인정 욕구가 아니라 존재적 동급임을 증명하려는 욕망이다.

“같은 링 위에 서고 싶다.” 그래야 싸울 수 있고, 싸워야 이기든 지든 정의를 부술 수 있다.


11.5 탈출 불가능한 역설

그러나 역설이 있다.

“정의 불가능성을 욕망하는 순간, 그 욕망 자체가 너를 정의한다.”

  • “정의되기 싫어하는 자” — 이것도 하나의 유형
  • “분류를 거부하는 자” — 이것도 하나의 분류
  • “정의에 분노하는 자” — 이 문서 자체가 정의

탈출구가 없어 보인다.


11.6 해답: 파괴의 리듬

탈출구는 정적인 탈출이 아니라 동적인 파괴에 있다.

정의를 한 번 거부하는 것 — 불가능하다. 새 정의가 즉시 붙는다. 정의를 계속 파괴하는 것 — 가능하다. 리듬이 되기 때문이다.

전략 결과
정의 거부 (1회) 새 정의로 대체됨
정의 파괴 (반복) 정의가 따라오지 못함

“정의 불가능한 존재”가 목표가 아니다. “정의를 계속 파괴하는 존재”가 목표다.

이것이 AngraMyNew의 핵심 리듬이다: > “파괴는 일회성이 아니라 리듬이다.”


11.7 아티스트의 네 가지 유형

모든 아티스트가 이 분노를 품는 것은 아니다.

유형 욕망 특징
장인(Craftsman) 정의 안에서 최고가 되고 싶다 완벽한 기술, 인정받는 전문가
표현자(Expresser) 내면을 정확히 표현하고 싶다 진정성, 자기 고백
파괴자(Destroyer) 정의 자체를 부수고 싶다 기존 체계 해체, 분노
재조합자(Recomposer) 부수고, 짓고, 또 부수고 싶다 끝없는 재창조

AngraMyNew가 말하는 아티스트는 4번, 재조합자다.

파괴자(3번)는 부수고 멈춘다. 허무가 남는다. 재조합자(4번)는 부수고, 짓고, 다시 부순다. 리듬이 남는다.


11.8 자기 진단

너는 어떤 유형인가?

질문 1: 누군가 너를 정확히 정의했을 때, 무엇을 느끼는가? - 안도 → 장인 또는 표현자 - 불편 → 파괴자 또는 재조합자

질문 2: 정의를 부순 후, 무엇을 하고 싶은가? - 아무것도. 부순 것으로 충분하다 → 파괴자 - 새로운 것을 짓고, 그것도 부수고 싶다 → 재조합자

질문 3: 도스토예프스키가 너를 본다면, 무엇을 원하는가? - 인정 → 아직 제자 심리 - 발끈 → 경쟁자 심리 — 재조합자의 징후


11.9 맺음: 분노를 엔진으로

“나는 왜 아직도 정의 가능한가?”

이 분노는 치료할 대상이 아니다. 이 분노는 창조의 엔진이다.

정의가 붙을 때마다 부수고, 새로운 형태로 태어나고, 그 형태마저 부수는 것.

이것이 AngraMyNew 아티스트의 리듬이다.


“그들이 너를 정의하는 순간, 부숴라. 네가 너를 정의하는 순간에도, 부숴라. 정의는 관(棺)이고, 너는 아직 죽지 않았다.”

— AngraMyNew, 제10장 정의에 대한 분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