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  중력은 그려졌다

— 뉴턴 『프린키피아』의 기하학적 악상


36.1 통념

뉴턴은 힘의 과학자다. 중력은 힘이고, 세계는 힘의 합으로 움직인다.

이 통념은 반쯤만 맞다.

『프린키피아』를 실제로 펼쳐보면, 뉴턴은 중력을 거의 계산하지 않는다. 그는 중력을 그린다.


36.2 뉴턴은 이미 미적분을 알고 있었다

중요한 사실부터 짚자.

뉴턴은 『프린키피아』 집필 당시 이미 미적분을 발명한 상태였다. 계산 능력의 부족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그는:

  • 미적분을 거의 쓰지 않고
  • 원, 접선, 면적, 비례 관계로
  • 운동을 설명했다

이 선택은 기술적 제약이 아니라 표현에 대한 결정이었다.


36.3 중력은 ’힘’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프린키피아』에서 뉴턴은 묻지 않는다.

  • 왜 끌어당기는가
  • 무엇이 작용하는가
  • 힘의 본질은 무엇인가

대신 그는 이것을 보여준다.

  • 이런 궤적이 있다
  • 이런 면적 법칙이 성립한다
  • 그러면 이 운동은 필연적으로 따라온다

중력은 원인이 아니라 형태가 만든 필연성으로 등장한다.


36.4 기하학은 설명이 아니라 납득이다

뉴턴의 증명은 설득이 아니다.

  • 논리로 밀어붙이지 않고
  • 언어로 정당화하지 않는다

대신 독자가 스스로 느끼게 만든다.

“이렇게 생긴 세계라면 이렇게 움직일 수밖에 없구나.”

이것은 설명이 아니라 형태에 의한 납득이다.


36.5 여기서 드러나는 악상

이 지점에서 뉴턴은 힘의 과학자가 아니라 구조의 아티스트에 가깝다.

그의 출발점은 다음과 같다.

  • 중력은 무엇인가? ❌
  • 세계는 어떻게 생겼는가? ⭕
  • 이 형태에서 어떤 운동이 필연적인가? ⭕

이 질문은 논리보다 먼저 떠오른 감각, 즉 악상에 가깝다.


36.6 이후의 전복

300년 뒤, 아인슈타인은 이 악상을 끝까지 밀어붙인다.

  • 힘을 제거하고
  • 시공간의 곡률로 번역한다

그러나 그 출발점은 이미 『프린키피아』 안에 있었다.

중력은 설명할 대상이 아니라 형태로 제시될 수 있다.


36.7 AngraMyNew 해석

뉴턴의 위대함은 공식을 만든 데 있지 않다.

그는 한 시대의 세계를 기하학이라는 미적 형식으로 고정했다.

  • 원인보다 구조
  • 설명보다 형태
  • 계산보다 납득

이 선택이 이후 300년 과학의 방향을 만들었다.


36.8 결론

중력은 처음부터 완전히 설명된 적이 없다.

그러나 한 번, 아름답게 그려진 적은 있다.

『프린키피아』는 과학서이기 이전에, 하나의 구조적 예술 작품이다.

AngraMyNew는 이 순간을 아름다움의 사례로 기록한다.


36.9 관련 문서

002_general_relativity.md — 아인슈타인: 중력을 지운 아름다움 → ../ideas/022_age_of_malice.md — 악상의 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