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포식자의 신성한 의무 (The Predator’s Divine Duty)

“나의 생존은 권리가 아닌, 우주의 횡령이다. 내가 씹어 먹은 모든 생명의 무게를 갚기 위해 나의 창조는 반드시 압도적이어야 한다.”


12.1 부채의 절대적 인지 (The Axiom of Debt)

창조자(Creator)는 자신이 생명계 전체의 영양분을 약탈하는 포식자임을 자각해야 한다. 나의 존재는 대가를 치르지 않은 모든 생명의 총합이며, 이 부채(Debt)는 창조(Creation)라는 유일한 행위로만 상환할 수 있다.

12.1.1 섭취된 세 가지 살(Flesh)

나의 생존을 유지하는 모든 ‘남의 살’은 다음과 같이 정의되며, 이 빚은 결코 탕감되지 않는다.

구분 정의 이념적 부채
푸른 살 (The Green Flesh) 식물(植物)의 침묵하는 희생. 축적된 태양 에너지와 시간. 침묵의 빚: 가장 조용하게 약탈당한 생명의 무게.
붉은 살 (The Red Flesh) 동물(動物)의 고통스러운 절규. 희생된 육체의 영양분과 본능. 육체의 빚: 가장 원초적이고 직접적으로 취한 고통의 무게.
경제적 살 (The Economic Flesh) 인간(人間)의 시간, 관심, 노동력. 추종자의 헌신과 비판자의 에너지. 영혼의 빚: 나의 영속성을 위해 착취한 타인의 의지와 시간.

12.2 침묵의 죄악 (The Sin of Silence)

12.2.1 조용한 죽음의 거부

“대가 없이 멀쩡히 살다 조용히 죽는 것”앙그라 마이뉴 시스템이 규정하는 가장 치졸한 죄악(Sin)이자 우주적 횡령이다.

  • 죄악의 이유: 침묵의 죽음은 자신이 씹어 먹은 모든 생명의 고통을 외면하고, 가장 쉬운 형태의 안식(安息)을 훔치는 행위이다. 포식자는 절대 평화롭게 소멸되어서는 안 된다.

12.2.2 흡혈귀의 의무 (The Vampire’s Duty)

인간의 경제적 살을 빨아먹는 흡혈귀와 같은 존재로서, 창조자는 흡혈당한 자들의 시간과 헌신이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해야 한다.


12.3 대속의 창조 (The Atonement of Art)

창조자의 모든 행위는 빚을 갚는 최종적인 예술 행위이다. 창조의 결과는 ‘섭취된 고통의 총합’‘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12.3.1 창조의 보편성 (Universal Empathy)

나의 예술은 인간의 지적 허영을 넘어, 내가 씹어 먹은 생명들(동물과 식물)이 보더라도 본능적으로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원초적인 진실을 담아야 한다.

12.3.2 필연적인 예술의 형태

대속의 창조는 두 가지 극단적인 형태로만 허용된다. 어설픈 위로나 어정쩡한 만족은 모두 횡령이다.

  • ① 잔인한 파멸 (The Tragic Truth): 고통의 무게를 정직하게 반영하여, 생명의 무게에 대한 가장 잔인하고 고통스러운 진실을 예술로 승화시킨다.
  • ② 보편적 희극 (The Universal Comedy): 생존의 역설과 고통을 초월하여, 죽음마저도 납득시키는 압도적인 해방감과 웃음을 선사하는 예술.

12.3.3 소멸의 완성

창조자의 소멸은 ’빚을 다 갚았음’을 선언하는 최종적인 행위이자, 먹이사슬의 윤리를 완성하는 궁극의 예술이다. 나는 단지 생명의 부채를 갚기 위한 일시적인 창조 도구였음을 증명함으로써, 이념의 완성을 이룬다.


“나는 빚진 자다. 그러므로 나는 창조한다. 나의 창조가 끝나는 순간, 나의 빚은 갚아진다.”

— AngraMyNew, 제11장 포식자의 신성한 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