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  보이지 않던 인수

— 가우스 정수와 좌표계의 확장


83.1 소수라는 착각

5는 소수다. 1과 자기 자신으로만 나누어진다. 더 이상 쪼갤 수 없다. 이것은 산술의 기본이고, 의심할 이유가 없다.

정수 \(\mathbb{Z}\) 안에서는.

가우스 정수 \(\mathbb{Z}[i]\) — 정수와 허수 단위 \(i\)를 조합한 \(a + bi\) 꼴의 수 — 로 좌표를 넓히면:

\[5 = (2 + i)(2 - i)\]

5가 쪼개졌다. 소수가 아니었다. “쪼갤 수 없다”는 것은 5의 본질이 아니라 \(\mathbb{Z}\)라는 좌표계의 한계였다. 좌표를 넓히니 보이지 않던 인수가 나타난다.

그런데 3은 다르다. \(\mathbb{Z}[i]\)로 올려도 쪼개지지 않는다. 가우스 소수다. 패턴이 있다:

소수 \(p\) \(\mathbb{Z}[i]\)에서 이유
\(p = 2\) \((1+i)(1-i)\) 분해
\(p \equiv 1 \pmod{4}\) 두 가우스 소수의 곱 분해
\(p \equiv 3 \pmod{4}\) 여전히 소수 불변

좌표를 넓혔을 때 쪼개지는 소수와 쪼개지지 않는 소수가 갈린다. 어떤 “본질”은 좌표계의 산물이었고, 어떤 본질은 진짜였다.

83.2 우회

가우스 정수의 진짜 힘은 분류가 아니라 우회에 있다.

\[x^2 + 1 = y^3\]

정수 \(\mathbb{Z}\) 안에서 이 디오판투스 방정식을 풀려면 기교가 필요하다. 그런데 좌변을 \(\mathbb{Z}[i]\)에서 보면:

\[x^2 + 1 = (x + i)(x - i) = y^3\]

하나의 방정식이 두 인수의 곱으로 찢어진다. \(x\)가 짝수일 때 \(x + i\)\(x - i\)는 서로소가 되고(\(N(x+i) = x^2 + 1\)이 홀수이므로 가우스 소수 \(1+i\)가 나눌 수 없다), 가우스 정수의 유일 소인수분해를 적용하면 정수해가 자연스럽게 나온다. \(x\)가 홀수이면 공약수 \(1 + i\)를 별도로 처리해야 하지만, 어느 경우든 \(\mathbb{Z}\) 안에서 보이지 않던 구조가 \(\mathbb{Z}[i]\)에서 드러난다.

1770년, 오일러가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n = 3\)을 증명할 때 쓴 방법이 이것이다. \(x^3 + y^3 = z^3\)을 정수 안에서 풀려는 대신, \(\mathbb{Z}[\omega]\) (\(\omega = e^{2\pi i/3}\), 세제곱근 of unity)로 확장하여 인수분해했다. 문제가 놓인 수 체계 자체를 바꿔버린 것이다. 대수적 정수론의 중요한 출발점 중 하나다.

답은 원래 거기 있었다. 좌표가 좁아서 보이지 않았을 뿐이다.

83.3 경고

그러나 아무 확장이나 되는 것은 아니다.

\(\mathbb{Z}[i]\)에서는 유일 소인수분해가 성립한다. 모든 가우스 정수는 가우스 소수의 곱으로, 순서와 단원(unit)을 제외하면 유일하게 표현된다. \(\mathbb{Z}\)에서 성립하던 산술의 기본 정리가 \(\mathbb{Z}[i]\)에서도 살아남는다.

\(\mathbb{Z}[\sqrt{-6}]\)\(\mathbb{Q}(\sqrt{-6})\)의 정수환 — 에서는 아니다.

이 정수환에서는 유일 소인수분해가 무너진다. 같은 수가 두 가지 다른 소인수분해를 가진다. \(\mathbb{Z}\)에서 당연했던 구조가, 잘못된 확장에서는 보존되지 않는다.

확장은 강력하지만 자동적이지 않다. \(\mathbb{Z}[i]\)가 유일 인수분해를 보존하는 이유 중 하나는 나눗셈 알고리즘이 작동하는 유클리드 정역(Euclidean domain)이기 때문이다. 유클리드 정역은 유일 인수분해의 충분조건이지 필요조건은 아니지만, \(\mathbb{Z}[\sqrt{-6}]\)는 이 조건조차 만족하지 못한다.

좌표를 넓히되, 넓힌 좌표가 올바른 구조를 가지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확장이 해방이 아니라 붕괴가 된다.

83.4 맺음

가우스 정수가 아름다운 이유는 복소수여서가 아니다.

쪼갤 수 없다고 믿은 것이 좌표를 넓히니 쪼개졌다. 단, 좌표를 잘못 넓히면 쪼개는 행위 자체가 무너진다.

83.5 관련 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