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  라그랑지안: 이론을 쓰는 이론

— 물리학의 메타-문법


79.1 물리학자의 일

물리학자에게 물었다. “당신은 무엇을 하는 사람입니까?” 가장 정직한 대답은 이것이다. “라그랑지안을 찾습니다.”

고전역학. 전자기학. 일반상대성이론. 양자전기역학. 표준모형. 이 모든 이론의 출발점은 같다. 라그랑지안 \(\mathcal{L}\)을 하나 쓴다. 나머지는 따라온다. 하나의 이론이 강력한 것은 놀랍지 않다. 현대 기초물리학의 거의 모든 이론이 이 형식으로 쓰인다는 것이 놀랍다.

79.2 두 개의 질문

뉴턴은 물었다. “지금 힘이 얼마인가?”

\[F = ma\]

이 순간의 힘이 다음 순간의 위치를 결정한다. 한 걸음씩. 인과의 사슬.

라그랑주는 다르게 물었다. “가능한 모든 경로 중, 자연은 어떤 것을 선택하는가?”

작용(action)을 정의한다:

\[S = \int_{t_1}^{t_2} \mathcal{L}\, dt\]

자연은 이 작용을 정지점(극값)으로 만드는 경로를 택한다. 정지작용원리(stationary action principle). 뉴턴의 물리학은 서사다. 이 힘이 작용하여, 이렇게 움직인다. 한 걸음만 본다. 라그랑지안의 물리학은 선택이다. 가능한 모든 이야기 중, 이것이 실현된다. 경로 전체를 본다.

79.3 힐베르트의 한 줄

1915년, 아인슈타인은 일반상대성이론을 완성하고 있었다. 8년의 사투. 등가원리에서 출발해, 리만 기하학을 배우고, 텐서 방정식을 하나씩 조립했다.

같은 해, 다비트 힐베르트가 같은 장방정식에 도달했다. 방법이 달랐다. 힐베르트는 라그랑지안을 썼다:

\[\mathcal{L} = R\]

리치 스칼라. 시공간의 곡률을 나타내는 가장 단순한 스칼라 하나. 엄밀히는 \(\sqrt{-g}\), 우주상수, 물질항이 포함되지만, 핵심은 이 한 글자다. 이것을 작용에 넣고 정지점 조건을 적용하면 아인슈타인 장방정식이 나온다.

\[G_{\mu\nu} = 8\pi T_{\mu\nu}\]

아인슈타인은 물리적 직관으로 8년을 걸었다. 힐베르트는 형식의 힘으로 같은 곳에 도달했다. 물리적 직관은 아인슈타인의 것이었다. 등가원리를 감지한 것, 중력이 힘이 아니라 기하학임을 본 것. 힐베르트는 그 직관 위에서 형식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였다. 우선권 논쟁은 여기서 다루지 않는다. 둘 다 같은 곳에 도달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도착하는 방법이 두 개 있었다. 하나는 물리학을 짓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물리학이 지어지는 형식을 쓰는 것이다.

79.4 뇌터의 정리

1918년, 에미 뇌터가 증명했다. 라그랑지안의 대칭 하나가 보존법칙 하나를 낳는다.

대칭 보존량
시간 병진 대칭 에너지
공간 병진 대칭 운동량
회전 대칭 각운동량

에너지 보존은 “자연의 법칙”이 아니었다. 라그랑지안이 시간에 대해 대칭이라는 사실의 결과였다. 물리법칙이 문법에서 나온다. 문법의 대칭이 법칙을 결정한다.

79.5 메타-문법

현대 기초물리학의 주요 이론은 하나의 형식으로 쓰인다.

이론 라그랑지안
고전역학 \(L = T - V\)
전자기학 \(\mathcal{L} = -\frac{1}{4}F_{\mu\nu}F^{\mu\nu}\)
일반상대성 \(\mathcal{L} \sim R\) (+ 물질항)
표준모형 \(\mathcal{L}_{SM}\)

이론이 바뀔 때 핵심적으로 바뀌는 것은 \(\mathcal{L}\)이다. 형식은 바뀌지 않는다.

뉴턴에서 아인슈타인으로 갈 때, 물리학을 쓰는 형식이 바뀐 것이 아니다. 라그랑지안이 바뀐 것이다. 세계를 읽는 문법이 바뀐 것이 아니라, 문법에 넣는 단어가 바뀌었을 뿐이다. 음양오행은 7글자로 세계를 생성하는 문법이었다. 라그랑지안은 문법을 생성하는 문법이다.

79.6 맺음

뉴턴은 세계를 서사로 읽었다. 이 힘이 작용하여, 이렇게 움직인다. 라그랑주는 세계를 구조로 읽었다. 가능한 모든 경로 중, 이것이 선택된다. 그리고 맥스웰도, 아인슈타인도, 표준모형도 이 구조 안에서 쓰였다.

뉴턴 라그랑주
질문 “지금 힘이 얼마인가?” “가능한 경로 중 무엇이 선택되는가?”
관점 순간의 인과 경로 전체의 구조
이론 교체 시 방정식 전체를 다시 짠다 \(\mathcal{L}\)을 바꾸고 형식을 유지한다

라그랑지안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것이 옳아서가 아니다. 이론이 무엇인지를 정의하기 때문이다. “라그랑지안을 하나 쓰고, 변분법을 돌린다” — 현대 기초물리학의 거의 모든 이론은 이 한 문장에 들어간다. 가장 아름다운 이론은 이론이 아니었다. 이론을 쓰는 형식이었다.

79.7 관련 문서